02
오늘따라 조금 외롭고 울적한 마음이 드는데, pms 기간이라 그럴 것이다. 언젠가부터 이 기간이 선명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제는 두통으로 잠을 설쳤고, 오늘은 얼굴이 붉어질 만큼 열감이 있다. 아침부터 바삐 즐거운 하루를 보냈기 때문에 유난히 피곤함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03
밤잠을 설쳤음에도 눈을 떴을 때 바로 일어났다. 강아지를 만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정말 아기 강아지일 때부터 세 살이 될 때까지, 이틀 이상 떨어져 본 적이 없었는데, 그런 강아지를 이 주 만에 만나는 날이다.
04
안전한 장소에서 재회를 하는데, 나를 알아보고 뛰어오는 모습에 가슴이 떨렸다. 긴 시간 꼬리를 흔들며 환영의 시간을 가졌지만, 이동하는 차 안에서, 숲으로 계곡으로 함께 보낸 꼬박 반나절 동안 내내 우리는 전과 달라짐을 느꼈다.
01
동거인과 서로를 위해 당분간 떨어진 상태로 지내보기로 했다. 나는 편했고 평온했고 가끔 오늘 같다.
05
강아지는 나랑 있을 때 '사람' 같았는데, 오랜만에 만나니 '동물' 같았다. 내 감정을 항상 살폈는데 조금 개 다운 모습이었다. 이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평소 내가 예민하니까 강아지도 피곤했을 것이다. 나만 따라다녔는데 이제 동거인만 따라다녔다. 돌봐주는 사람이기 때문일까? 그전에는 내가 며칠씩 강아지를 혼자 돌봐야 하는 날도 있었다. 그래서 나를 따랐던 것일까?
06
헤어지던 날이 마지막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그래도 많은 이별 중에 건강하게 주인 1과 함께 하는 삶이라면 행복한 이별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했건만, 그리웠던 건 나뿐인 것 같아서 드는 이상한 감정. 어쩌면 내 생각은 틀린 것일지도 모른다.
강아지에게 나를 기다리다가 단념하는 시간이 걸렸다고, 동거인이 말했지만 위로가 되지 않았다.
00
하지만, 나는 네가 괜찮아서 정말 다행이야. 내가 없어도 잘 지낼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 일이야. 나는 그렇지 못했어. 하지만 이제 나 혼자 있거나 우리가 함께 있는 순간에도 언제나 잘 지낼 수 있도록,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나의 하나뿐인 사랑하는 강아지. 네가 잘 지내서 정말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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